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한터뉴스 = 강수영 기자] 지난 23일, ITZY(있지)의 유나가 솔로로 데뷔했다. 지난 2019년 2월 만 15세의 나이로 데뷔한 지 7년 만의 일이다. 있지의 황금 막내로 데뷔와 동시에 시선을 사로잡았던 유나는 그 긴 시간 동안 누구보다 부지런히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날을 갈아왔다. 데뷔곡 '달라달라'에서 철들 생각 없다고 노래하던 당돌한 막내가 스스로의 색을 찾아 어엿한 솔로 가수로서 혼자 무대를 채우기까지, 유나가 걸어온 7년의 여정을 되짚어봤다.

 

 

■ "예쁘기만 한 애들과 난 달라"…당찬 막내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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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2019년 있지의 데뷔 직후 화제에 올랐던 건 단연 유나의 비주얼이다. 비현실적으로 작은 얼굴과 커다란 눈망울이 매력적인, 새빨간 머리색이 동화 속 공주님처럼 잘 어울리는 비주얼 막내는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170cm의 키와 쭉 뻗은 팔다리는 경쾌한 곡과 어우러져 시원시원한 춤선을 만들어냈다. ‘예쁘기만 하고 매력은 없는 애들과 난 달라’라는 당찬 가사에 설득력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이미 완성형인 실력은 무대 위에서 빛을 발했다. 낯선 환경에 긴장하는 대신 즐겁게 무대를 누비는 열일곱 소녀는 보는 사람도 절로 행복해지게 만드는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데뷔 10일 만에 품에 안게 된 음악방송 1위 트로피에도 벅찬 눈물 대신 맑은 웃음을 지어보이던, 있지의 황금 막내 ‘신나유’의 등장이었다.

 

 

■ 차근차근, 유나만의 색을 찾아온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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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있지 SNS

 

2022년 12월, 4년 차 아이돌 유나는 대중 앞에 정식으로 선보이는 첫 번째 솔로 퍼포먼스로 이효리의 'U-Go-Girl' 커버 무대를 택했다. 같은 해 8월 개최한 첫 단독 콘서트 'CHECKMATE'에서 코난 그레이의 'Maniac'을 혼자 무대에 올리긴 했으나, 그건 유나를 사랑해 마지않는 믿지(팬덤명) 앞에서의 일이었다. 작은 실수도 귀엽게 봐줄 팬들로 가득한 콘서트장과 달리, TV 무대에는 수많은 카메라와 매서운 평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쁜 일정 속 빠듯한 연습, 익숙하지 않은 하이힐까지. 그럼에도 유나는 부담감에 지지 않았다. 생기 넘치는 표정과 제스처, Y2K 무드를 제대로 살리면서도 유나의 실루엣이 돋보이는 의상으로 폭발적인 화제성을 이끌어냈다.

 

다음 해 맞이한 스물한 살 생일에는 앤 마리의 'Perfect To Me'를 커버해 팬들에게 선물했다. 'U-Go-Girl' 무대에서 비주얼과 퍼포먼스로 큰 사랑을 받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유선 마이크를 들고 퍼포먼스 없이 가창에만 집중했다. 당장의 반응보다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차근차근 키워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같은 달 선보인 제니의 'You & Me' 커버 무대에서는 혹평을 마주하기도 했다. 느리고 몽환적인 곡의 분위기, 전곡 영어 가사 탓에 유나가 가진 밝고 통통 튀는 에너지가 충분히 발휘되지 못했다는 평가였다. 무대 직후 다리가 풀릴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던 만큼 따가운 반응이 차갑게 느껴졌을 테지만, 유나만의 색깔을 찾는 과정에서 한 번은 마주해야 하는 시린 성장통이었다.

 

2024년 1월 발매한 있지의 여덟 번째 미니앨범 'BORN TO BE'에는 다섯 멤버의 솔로곡이 수록됐다. 누군가의 곡을 커버한 것이 아닌, 유나만의 노래가 처음으로 탄생한 순간이었다. 유나의 첫 솔로곡 'Yet, but' 후렴에 반복되는 가사 'Not yet, but'은 '아직은 아냐, 하지만'이라는 의미지만, 얼핏 '나 예뻐'라는 한국어 발음으로도 들린다. 아직은 완성되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예쁘게 반짝일 다이아몬드, 당시 유나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 후에도 유나는 사브리나 카펜터의 'Espresso', 아이유의 '스물셋' 등을 커버하며 꾸준히 홀로서기를 준비했다. 솔로 데뷔를 한 달 앞두고 있던 지난 2월에는 세 번째 월드투어 'TUNNEL VISION'에서 미공개 솔로곡 'Tangerine'으로 무대를 꾸몄다. 유나와 잘 어울리는 밝은 곡의 분위기,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 긴 팔과 다리를 십분 활용한 퍼포먼스까지. 한 입 베어 물기만을 기다리는 아이스크림처럼, 모든 준비가 완벽했다.

 

 

■ "그냥 아이스크림 아니고, '고당도' 아이스크림"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그리고 2026년 3월, 유나만의 앨범이 세상에 나왔다. 다른 가수 곡의 커버도 아니고, 있지의 앨범에 수록된 하나의 곡도 아니다.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유나의 목소리로만 채워진, 솔로 아티스트 유나의 앨범이다. 지난 23일, 솔로 데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유나는 타이틀곡 ‘Ice Cream’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Ice Cream’을 처음 듣고 가사를 정리하면서 제가 무대에서 이 곡으로 무대를 하는 게 너무 상상이 잘 갔어요. 이 곡은 무조건 타이틀곡으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죠. 무대, 퍼포먼스, 노래, 의상, 비주얼까지 다 한 번에 떠오르면서 이 곡으로 한번 제 매력을 잘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노랫말은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게 녹아가는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마음껏 즐겨보자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Time is like ice cream(시간은 마치 아이스크림 같아) 잠깐인 걸/망설이다간 too late(너무 늦어)/눈치 보지 말고 더 꽉 잡아’ 등의 가사는 당당하고 생기 가득한 무대 위 유나에게 꼭 어울린다.

 

“첫 솔로 앨범이기 때문에 저만의 색깔로 가득 채우려고 공을 들였어요. 제가 가진 밝고 자연스러운 에너지로 채운 앨범이에요. 첫 솔로 앨범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큰 용기가 필요했는데요. (타이틀곡의 메시지처럼) 다음을 위해 무언가를 아껴두기보다는 이번 활동에 제 모든 걸 노력하고 집중할 생각입니다.”

 

철들 생각 없다고 노래하던 열일곱 소녀는 이제 스스로의 색을 찾은 스물세 살 솔로 아티스트가 됐다. 7년이라는 시간이 유나를 만들었고, 유나는 그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커버 무대에서 혹평을 마주하면서도 꺾이지 않았고, 당장의 인기보다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길을 택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쌓아온 7년이 지금의 솔로 아티스트 유나를 완성했다. 고당도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솔로 아티스트 유나의 출발이, 지금 막 시작됐다.

 

“어렸을 때 놀이공원에서 구슬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는데요. ‘Ice Cream’은 그때의 설렘, 행복한 기억과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떠올렸을 때 그냥 미소가 지어지는, 잠을 잘 못 자서 몸이 찌뿌둥할 때에도 떠올리면 웃음이 나는 앨범이 되고 싶어요. 솔로 아티스트 유나로서 인정을 받고 싶어요. 그냥 아이스크림 아니고, ‘고당도’ 아이스크림입니다.”

 

grace@hante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