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브가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이브(HYBE) 소속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 아일릿(ILLIT), 캣츠아이(KATSEYE)가 한데 뭉쳐 참여한 디지털 싱글 'ICONIC BY MISTAKE'를 오는 12일 오후 1시 발매한다.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하이브 걸그룹끼리의 첫 콜라보 너무 기대된다", "다음은 투어스 X 코르티스 X 엔하이픈 콜라보도 해주세요" 등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팬들이 콜라보레이션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다른 그룹과의 케미를 보는 재미에 그치지 않는다. 각 팀이 가진 색깔이 만나 전혀 새로운 장르적 시도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세 그룹이 쌓아 온 돈독한 유대감이 함께 작용한다.
실제로 세 팀은 협업에 앞서 이미 끈끈한 연대를 보여 왔다. 최근 르세라핌은 '셀레브레이션(CELEBRATION)', 아일릿은 '잇츠 미(It's Me)', 캣츠아이는 '핑키 업(PINKY UP)'을 나란히 발표했다. 세 곡 모두 150bpm 안팎의 강렬한 비트를 잘게 쪼개는 테크노(Techno)를 근간으로 삼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세 팀은 엘리베이터에서 숏폼 영상을 함께 촬영하며 서로의 챌린지를 응원하는 이른바 '챌린지 품앗이'를 이어 가기도 했다. 캣츠아이의 'PINKY UP', 아일릿의 'It's Me', 르세라핌의 'CELEBRATION' 챌린지를 번갈아 소화하며 팬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세 팀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왔다.
세 팀은 각자가 강세를 보이는 장르만큼이나 두드러지는 나라도 저마다 다르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르세라핌은 5월 3주 한터 주간 음반 차트와 한터 국가별 차트에서 미국과 일본 부문 동시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팬덤의 저변을 확인시켰다. 아일릿은 한터 국가별 차트 4월 5주차 미국 부문 1위, 이후 간간이 일본 부문 3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도 일본 부문 상위권을 유지하며 일본 시장에서 꾸준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캣츠아이는 미국 현지화 그룹이라는 특성에 맞게 현지 유명 방송에 잇달아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아 왔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연속 수상을 달성하는 등 미국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하이브의 행보는 'SM타운'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하나의 기획사 소속 아티스트들이 한데 뭉쳐 연합 음원을 발매하는 이른바 '패밀리 앨범' 문화는 K-팝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통적 문법으로 자리해 왔다. 흥미로운 점은 이 문화가 아이돌 세대가 바뀔 때마다 기획사의 구조적 변화에 따라 형태와 목적 역시 함께 진화해 왔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같은 피'라는 소속감, 이른바 '핑크 블러드'의 정서는 SM엔터테인먼트의 'SM타운'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이후 YG엔터테인먼트의 'YG 패밀리(YG Family)', JYP엔터테인먼트와 스타쉽이 하나의 디지털 싱글로 소속 아티스트를 묶는 방식으로 계보가 이어졌다. 나아가 SM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프로젝트 그룹 '슈퍼엠(SuperM)'과 테마형 유닛 '갓 더 비트(GOT the beat)'를 내세우며 단순한 연합 음원을 넘어 독립된 프로젝트 그룹으로까지 그 형식을 확장시킨 바 있다.
하이브의 이번 시도 역시 그 연장선에서 읽힌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번 협업의 주인공인 르세라핌, 아일릿, 캣츠아이는 각각 독립적인 레이블 안에서 저마다의 색깔을 구축하며 성장해 온 팀이라는 점과 이전과 다르게 각기 다른 알고리즘을 활용할 전략이라는 것이다. 같은 지붕 아래 있지만 서로 다른 장르적 정체성을 지닌 세 팀이 하나의 무대에서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 낼지, 그리고 'ICONIC BY MISTAKE'가 어떤 장르적 실험을 담아낼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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