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터 뉴스= 정준화 기자] 음반이 '소유'의 기록이라면, 음원은 '반복'의 기록이다. 2026년 상반기 K팝의 힘은 '얼마나 팔렸나'를 넘어 '얼마나 다시 들렸나'에서 다시 한번 증명됐다. 한 번 누른 재생 버튼이 좀처럼 멈추지 않았고, 그 반복은 국내 음원차트를 넘어 미국·일본·중국의 주간 정상까지 물들였다. 한터차트 음원 데이터로 돌아본 상반기, K팝은 세계에서 무한 재생되고 있었다.
한터차트를 발표하는 한터글로벌은 23일 '한터 리와인드- 2026 상반기 결산' 데이터 보고서 2장을 공개했다. 이번 리포트는 'K팝 리바이벌'이라는 타이틀로 총 4장으로 구성됐으며, 2장 '무한 재생되다, 세계를 중독시킨 K팝'에서는 K팝 아티스트들의 음원 데이터를 분석했다.
► 음원차트를 지배한 '중독성'… 우즈부터 엔믹스까지
2026 상반기 한터 음원 점수 1위는 우즈(WOODZ)의 'Drowning'으로, 누적 176만 1,242점을 기록했다. 뒤이어 화사의 'Good Goodbye (with. Duomo)'가 172만 9,734점, 한로로의 '0+0'이 163만 4,925점으로 정상권을 형성했다. 다비치의 '타임캡슐'(158만 3,304점)과 엔믹스의 'Blue Valentine'(154만 414점)이 4·5위로 그 뒤를 이으며, 솔로와 밴드, 발라드와 댄스가 고르게 상위권을 나눠 가진 점이 눈에 띈다.
흥미로운 건 '점수'와 '재생 횟수'의 순위가 엇갈린다는 점이다. 누적 재생 횟수만 보면 화사가 8,396만 회로 가장 많았고, 엔믹스(6,387만 회)와 우즈(5,924만 회)가 뒤를 이었다. 점수 1위(우즈)와 재생 1위(화사)가 다르다는 것은, 상반기 리스너들이 특정 한 곡에 몰리기보다 여러 곡을 두텁게 반복 소비했다는 신호다. '한 곡의 반짝임'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재생'이 상반기 음원 시장을 지탱한 셈이다.
► 월드차트가 그린 세 개의 지도 — 미국·일본·중국
한터 월드차트는 미국·일본·중국 세 부문에서 매주 1위를 가린다. 상반기 26주를 들여다보면 세 나라의 취향은 뚜렷하게 갈렸다.
미국은 '하이브 레이블의 독주'였다. 26주 중 17주(65%)를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가 차지했고, 방탄소년단(5회)과 엔하이픈(4회)을 중심으로 코르티스·르세라핌(각 2회), 앤팀·아일릿·보이넥스트도어·투모로우바이투게더(각 1회)까지 총 여덟 팀이 정상에 올랐다.
일본은 정반대로 '매주 얼굴이 바뀌는' 시장이었다. 3주 이상 연속 1위를 지킨 팀은 방탄소년단이 유일했고, 연속 1위 경험이 있는 팀도 방탄소년단과 엔시티 제노·재민 둘뿐이었다. 대신 1위에 오른 팀은 세 나라 중 가장 많은 18팀에 달해, 그만큼 폭넓은 아티스트가 고르게 사랑받았다.
중국은 '변치 않는 지지'로 요약된다. 26주 동안 정상에 오른 팀은 단 7팀. 코르티스와 방탄소년단이 각각 7회, 에스파가 5회, 엑소가 3회 1위를 차지하며 같은 얼굴이 반복적으로 정상을 지켰다.
► 방탄소년단, 4주 연속 '트리플 크라운'
세 나라의 서로 다른 지도가 단 한 구간에서 겹쳤다. 3월 3주부터 4월 2주까지, 방탄소년단이 미국·일본·중국 세 부문에서 동시에 4주 연속 1위를 지킨 것이다. 세 차트의 정상이 한 팀으로 포개진 상반기 유일한 구간으로, '왕들의 귀환'이라 불린 상반기 K팝의 저력을 음원에서 다시 확인시킨 장면이었다.
► K팝 되감기는 계속된다
2026년 상반기 한터차트 음원 데이터가 보여준 것은 한 곡의 성공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재생이 만들어낸 시간과 규모였다. 국내 음원차트에서 두터운 반복 소비가 상위권을 채웠고, 월드차트에서는 세 나라가 각자의 방식으로 K팝을 무한 재생했다. 재생 버튼 위에서 완성된 이 기록은 이제 다음 이야기로 이어진다.
한편 한터차트가 발간하는 데이터 리포트 시리즈 '한터 리와인드'의 '2026 상반기 결산'에서는 K팝 아티스트의 음반 판매량, 음원 성적과 리센느의 역주행 이슈, 재결합 아티스트의 부활을 순차적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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