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암표 방지 민·관 합동 점검 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터뉴스 = 강수영 기자] 오늘(28일)부터 이른바 '암표 금지법'이 본격 시행됐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개정된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 그리고 이날 함께 시행된 시행령 개정안은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한 강력한 장치를 담고 있다.

 

시행령 개정안을 보면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부정구매·부정판매를 금지하고, 부정판매자에게는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그간 매크로를 이용한 경우로 한정됐던 규제가 재판매 목적의 부정구매 전반으로 넓어졌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제도로 평가된다.

 

그러나 시행 첫날인 오늘, 방향성과는 별개로 K팝 공연 현장의 현실에 대입해 보자면 몇 가지 의문이 남는다.

 

 

사진 = 샤오홍슈 캡처, 아직 국내 선예매만 진행된 공연의 티켓이 해외 SNS에서 대량으로 판매되고 있다.

 

첫 번째는 해외 리셀러 문제다. 문체부 질의응답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이 국내 플랫폼에서 부정거래를 한 경우에는 속지주의에 따라 법이 적용된다. 그러나 외국인이나 해외 거주자가 해외에서 부정구매·부정판매를 하는 경우에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로 중국의 샤오홍슈, 위챗 등 해외 플랫폼에서는 국내 아이돌 콘서트의 좌석이 구역별로 정리돼 거래되는 정황이 꾸준히 관찰돼 왔다. 1인 1매로 제한된 국내 선예매 물량이 어떻게 대량으로 해외 리셀 시장에 흘러가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지점이지만, 그 판매자가 해외에 있다면 이 법으로 제재하기는 어렵다.

 

 

사진 =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지난 6월 20~21일 열린 세븐틴의 팬미팅 현장에는 이틀간 약 5만 8000여 명의 팬들이 참석했다.

 

두 번째는 팬미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공연법은 '공연'의 입장권에 적용되는데, 이때 공연은 "상품 판매나 선전에 따르는 공연"을 제외한다고 정의된다.

문체부는 오늘 암표 방지를 위한 공연법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관련 질의응답에서 "일반적인 팬미팅은 상품 판매나 선전에 따르는 공연으로 보아 공연법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K팝 아티스트의 활동에서 팬미팅과 팬콘서트는 정규 콘서트만큼이나 빈번하게 열리는 행사다. 지난해 국내 관객 동원 상위권에도 여러 팀의 팬콘서트가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수요가 큰 무대가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사진 = X(구 트위터) 캡처, 대리 티켓팅 계정이 계정 비공개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세 번째는 대리 티켓팅이다. 대리 티켓팅은 표를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수고비 명목의 돈을 받고 의뢰인의 계정으로 직접 로그인해 예매를 대신해 주는 행위다.

 

SNS, 카카오톡 채널 등을 통해 상습적·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 이번 법에는 이 문제를 직접 겨냥한 조항이 없다. 표를 되판 것이 아니라 예매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팬클럽 선예매 권한이나 계정 아이디를 돈을 받고 양도하는 경우, 또 계정을 도용해 1인당 구매 제한을 우회하는 경우에는 상습성·영업성 요건에 따라 부정거래로 처벌될 수 있다고 봤지만, 예매 대행 자체를 정면으로 규율하는 장치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실제로 법 시행을 앞두고 일부 대리 티켓팅 계정이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전환하고, 신규 의뢰를 지인 소개로만 받겠다고 공지하는 움직임도 관찰됐다.

 

이 질문들은 제도의 방향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암표 근절이라는 목표가 분명한 만큼, 그 목표를 K팝 산업의 실제 거래 구조에 어떻게 촘촘히 맞춰갈지가 다음 과제로 남는다.

 

문체부는 시행 당일 19개 관계기관 합동 점검 회의를 열고, 특수 상영관 영화 암표 문제에 대해서도 추가 법 개정을 예고했다. 제도는 이제 막 첫발을 뗐다. 이 법이 현장에서 실효를 거두려면, 법망 사이에 놓인 영역들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grace@hant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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