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god 유튜브 채널 캡처

 

지치고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노래, god의 '촛불 하나'. 방송에서도, 길거리에서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그 노래의 주인공 god가 오는 30일, 데뷔 1만 일을 맞이한다. 숫자로만 보면 단순한 날짜지만, 그 안에는 포기하지 않은 다섯 청년의 이야기와 세대를 넘어 이어진 팬들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god는 1999년 1월 13일 싸이더스HQ 소속으로 데뷔했다. 이후 6집부터 JYP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으며, 박진영이 처음으로 제작한 아이돌 그룹이기도 하다.

 

god가 토크쇼에 출연할 당시 공개한 연습생 시절 일화는 지금도 회자된다.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소속사 사정이 급격히 나빠졌고, 멤버들은 허름한 숙소에 방치되다시피 했다. 당시 회사는 사실상 데뷔를 진행할 여력이 없었고, 이들이 스스로 그만두길 기다렸다고 한다. 하지만 멤버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6개월간 산에서 통조림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버텼고, 결국 그 자리를 지켜냈다. 듣는 이마저 마음이 먹먹해지는 이야기다. 그렇게 버텨낸 청춘이 만들어낸 첫 번째 무대가, 지금의 1만 일로 이어졌다.

 

데뷔 이후 god는 빠르게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0년대 전성기를 이루며 '국민 그룹'이라는 호칭을 얻었고, 공연장을 가득 메운 하늘색 풍선의 물결은 지금도 god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아 있다. 팬클럽 이름도 그룹명과 같은 '지오디'로, 팬과 그룹이 하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게릴라 콘서트에 5,000명을 모으는 미션을 받았지만, 멤버들이 직접 발로 뛰어 1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았다. 목표의 두 배였다. 무대 위에서 감사와 안도의 눈물을 흘리던 그 장면은 god가 단순한 아이돌을 넘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리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줬다.

 

7집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god는 멤버 김태우가 하나둘 연락을 이어가며 완전체 재결합을 이뤄냈다. 오랜 공백 끝에 성사된 3만 석 규모의 콘서트는 순식간에 매진됐고, 이후 6~7회의 전국 투어를 돌았다. 무대 위의 다섯 멤버와 하늘색 풍선을 든 팬들이 다시 만난 그 순간, 전성기 시절의 감동은 조금도 바래지 않았다.

 

이처럼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god를 후배 아이돌들도 롤모델로 꼽는다. 그룹 아크는 한 인터뷰에서 "god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오랜 기간 활동하고 계시고, 끈끈한 팀워크가 버팀목 같다. '국민 아이돌'이란 말을 처음 들은 팀이고, 전 세대가 알고 있는, 음악적으로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팀"이라며 존경의 뜻을 밝혔다. 시대가 바뀌어도 god가 여전히 '기준'이 되는 이유다.

 

데뷔 1만 일을 앞두고 지난 27일 god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가수 린, 그룹 보이넥스트도어, 아일릿, 스테이씨 등 후배 가수들의 축하 영상이 업로드됐다.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만 일까지 오다니 감격이다", "초딩이었던 내가 벌써 30대가 됐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god의 노래를 들으며 자란 세대가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응원하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god가 쌓아온 1만 일의 의미일지 모른다.

 

god는 에버랜드와 손잡고 5월 31일까지 '하늘색 풍선 위크'를 진행 중이다. god의 상징인 하늘색 풍선을 테마로 한 이번 행사는 오랜 시간 팬들과 함께 쌓아온 추억을 기념하는 자리로, 데뷔 1만 일을 함께 축하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이들의 청춘이 1만 일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하늘색 풍선은, 여전히 펄럭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