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세븐틴 유튜브 캡처

 

코미디언 이수지의 '제이미맘', 김경욱의 '다나카', 방송인 유재석의 '유산슬', 가수 정동원의 'JD1'까지. 부캐(부캐릭터) 열풍이 연예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K팝 그룹 세븐틴의 멤버 디노가 부캐 '피철인'으로 데뷔를 예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피철인은 가요 기획사 'BOMG'를 이끄는 대표이자 정 많고 흥 넘치는 프로듀서라는 설정의 캐릭터다. 2021년 세븐틴 팬미팅 VCR에 처음 등장한 이후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고, 이후 세븐틴 자체 콘텐츠에 자주 등장하며 이번 음반 발매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지난 11일 세븐틴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피철인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됐다. 각기 다른 시대에 존재했던 세 명의 피철인이 아침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해 '흥의 길'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선사시대 피철인'은 언어보다 흥을 먼저 발견한 인물로, 신나는 비트로 꺼진 불씨를 되살린 존재다. '흥나시대 피철인'은 창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를 풍악으로 발전시켜 병사들의 사기를 높였다. '2126년 피철인'은 외계 행성 출신 숙적과의 결투 중 새로운 리듬을 발견해 화합을 이뤄냈다.

 

유쾌했던 분위기는 '2026년 피철인'의 등장과 함께 한층 스펙터클해진다. 늦잠을 자고 뒤늦게 방송국에 도착한 그에게 갑작스럽게 벼락이 내리치고, 그 사이 다른 피철인들은 종적을 감춘다. 모두가 당황한 가운데 오직 2026년 피철인만이 여유롭게 카메라를 향해 전매특허 '사랑의 눈빛'을 보내는 마지막 장면은, 앞으로 펼쳐질 여정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달랐다. 가장 큰 우려는 입대를 앞둔 디노의 마지막 앨범이 본명이 아닌 부캐 이름으로 발매될 수도 점이다. 팬들은 "입대 전 마지막 앨범을 디노의 이름이 아닌 피철인으로 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좋아하는 가수가 웃음의 소재로 소비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컸다.

 

세븐틴 내 다른 멤버들이 본명으로 솔로 음반을 발표한 상황에서, 디노만이 부캐 명의로 앨범을 내는 것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팬들은 자체 콘텐츠 속 캐릭터는 콘텐츠 안에서 소비될 때 더 의미 있다고 보았고, 이를 현실로 꺼내 음반까지 내는 방향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에 팬들은 '#디노의_앨범은_디노의_이름으로' 해시태그 캠페인과 트럭 시위 모금 등을 통해 소속사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음반을 기획할 때는 대중성과 아티스트 본인의 음악적 지향점 사이에서 다양한 고려가 이루어진다. 어떤 선택이 내려졌든 간에, 아직 앨범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팬들이 이처럼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소속사가 귀 기울여야 할 신호다. 웃음보다 실력으로, 부캐보다 자신의 이름으로 활동하길 바라는 팬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