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렸던 YG가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오늘(8일)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는 디지털 싱글 'SUGAR HONEY ICE TEA'를 발매했다. 지난달 4일 발매된 네 번째 미니 앨범 '춤(CHOOM)'으로부터 한 달 만이다. 같은 날 트레저(TREASURE)의 네 번째 미니 앨범 'NEW WAV' 타이틀곡 'IF I' 뮤직비디오 역시 공개 일주일 만에 5000만뷰를 돌파했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 두 팀이 동시에 만들어내고 있는 이 흐름은, 지금 YG에서 무언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YG는 오랫동안 ‘느리다’는 말을 들어왔다. 블랙핑크(BLACKPINK)가 그 상징이었다.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팀의 정규 앨범은 2장, 미니 앨범은 3장이 전부다. 두 번째 정규 앨범 'BORN PINK'가 나온 건 2022년 9월이었고, 다음 앨범인 세 번째 미니 앨범 'DEADLINE'은 2026년 2월에야 발매됐다. 3년 5개월의 공백이다.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2025년 8월 "늦어도 11월까지 새 앨범 발매를 희망한다"고 했지만, 실제 발매는 그로부터 6개월을 더 기다려야 했다. 트레저에 대해서는 "매년 2개 이상의 앨범을 발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의 존재 자체가, 기존 주기가 그렇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변화의 시작은 양현석 총괄의 공개 선언이었다. 지난해 5월 양 총괄은 "지난 1년간 YG 내부 시스템을 크게 변화하고 발전시켰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업그레이드된 YG의 시스템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그 변화가 지금 두 팀에서 동시에 가시화되고 있다. 베이비몬스터는 네 번째 미니 앨범 발매와 동시에 디지털 싱글, 수록곡 뮤직비디오 4편의 순차 공개 일정을 미리 로드맵으로 제시했다. 타이틀곡 안무 발주를 통상 2~3팀에서 이례적으로 10팀으로 확대했고, 양 총괄이 후렴 구간 안무에 직접 참여했다. 오늘 공개된 'SUGAR HONEY ICE TEA' 뮤직비디오는 공개 약 14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 회를 돌파하며 월드와이드 트렌딩 1위에 올랐다. 트레저는 데뷔 후 처음으로 전곡을 힙합 장르로 채운 네 번째 미니 앨범 'NEW WAV'로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했다. 데뷔 이후 처음 시도한 영어 타이틀곡 'IF I'는 공개 6일 9시간 만에 뮤직비디오 5000만뷰를 돌파하며 팀 자체 최단 기록을 세웠다.
두 팀의 행보는 단순한 컴백 릴레이가 아니다. 베이비몬스터는 한 달 간격으로 전혀 다른 콘셉트를 소화하며 콘텐츠 공백을 메우고 있고, 트레저는 장르와 언어 전략을 동시에 바꾸며 글로벌 시장을 직접 겨냥했다. 두 팀 모두 올 하반기 대규모 월드투어를 예정하고 있어, 음악 발매와 공연 일정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연간 운용 플랜이 처음으로 실현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물론 "빠른 YG"가 곧 "좋은 YG"를 보장하진 않는다.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삼아온 YG의 방식은 블랙핑크, 빅뱅(BIGBANG) 같은 독보적인 아티스트를 만들어온 바탕이기도 했다. YG가 속도와 완성도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역량을 보유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증명이 필요하다. 다만 오늘 전해진 베이비몬스터와 트레저의 소식은 그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이 나쁘지 않다는 신호로 읽힌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빅뱅의 월드투어 개최와 9월 데뷔를 예고한 신인 5인조 보이 그룹 등 YG의 남은 2026년도 빠른 속도로 채워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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