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터뉴스 = 강수영 기자]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케이팝 아이돌들도 분주하다.
크래비티(CRAVITY) 세림과 우빈은 12일 대한민국 대 체코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라이브로 함께할 예정이다. 하이라이트(Highlight) 윤두준은 9일 KBS 1TV 월드컵 특집 다큐멘터리 '북중미 월드컵으로 가는 길 : 코드네임 348104'에 프리젠터로 출연해 이번 대회의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두 사람 모두 그냥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돌이 아니다.
세림의 축구 사랑은 오래됐다. 초등학교 때 축구 선수로 활동했고, 축구 명문으로 불리는 백암중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다. 결국 아이돌의 길을 택했지만 축구를 향한 마음은 그대로였다. 2024년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 풋살 종목에서 빠른 볼 컨트롤과 페이크 모션으로 가장 우수한 선수로 평가받았고, '세시(세림+메시)'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난해에는 JTBC '뭉쳐야 찬다 3'에 이어 올해 '뭉쳐야 찬다 4'까지 연속 출연하며 시저스킥, 마르세유 턴, 힐패스 등 실전 기술로 박항서·김남일 감독의 인정을 받았다. 김남일 감독은 수비수 중심 드래프트에서 세림을 회심의 공격수로 지명했다. 이번 월드컵 라이브 중계는 그 연장선이다.
윤두준의 축구 사랑도 팬들에게는 낯설지 않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하이라이트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한민국 대 가나 경기를 라이브로 함께했다. 1차전 때는 윤두준이 축구를 잘 모르는 팬들을 위해 월드컵 관련 PPT를 직접 만들어 경기 전 설명하기도 했다. 전반에 2점을 실점한 뒤 상대 관중의 응원을 발견한 이기광이 "우리도 질 수 없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똑같이 따라 했고, 양요섭이 "저쪽은 3명, 우리는 4명, 우리가 이겼다"고 외친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3시간 라이브에 실시간 시청자 2만 명, 다시보기는 166만뷰를 기록했다. 4년이 지나 윤두준은 공영방송 KBS의 월드컵 특집 다큐 프리젠터로 나섰다. KBS가 그를 소개한 수식어는 "자타공인 K팝 대표 축구 마니아"였다.
두 사례가 보여주는 건 하나다. 아이돌의 진짜 관심사가 콘텐츠가 됐다. 노래와 퍼포먼스 바깥에 있던 개인적 취향이 팬덤과 만나는 접점이 되고, 그게 방송사와 외부 플랫폼으로까지 확장된다. 2022년 입중계가 자발적인 팬 소통이었다면, 2026년에는 공영방송 다큐 프리젠터와 공식 유튜브 라이브 중계로 이어졌다.
이런 콘텐츠가 잘 통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팬들은 아이돌이 무언가를 좋아하는 모습에서 친밀감을 느낀다. 무대 위 화려한 모습의 아이돌과 개인적인 취향을 나눌 만큼 가까운 사이가 되는 것은 특별한 소속감을 제공한다. 내가 이 아이돌을 좋아하듯, 이 아이돌도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동질감도 따라온다. 자연스럽게 팬의 마음을 잘 이해할 것 같다는 인상이 생기기도 한다. 콘텐츠의 질도 다르다. 관심 없는 분야보다 애정을 가진 분야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더 풍부하고, 그 진심이 화면에 묻어난다. 윤두준이 PPT를 만들어 경기를 설명하고, 세림이 시저스킥을 차며 감독들의 인정을 받은 것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오지만, 진짜 좋아하는 것으로 만든 콘텐츠는 언제든 팬의 마음을 움직인다.
grace@hant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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