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도걸 의원·우정권 이사장 “K-콘텐츠, STO 법제화 통해 글로벌 금융 영토 넓힐 것”
- 뮤직카우 정현경 의장 “음악 저작권, 거시경제 영향 없는 독립적 자산…제도적 걸림돌 해소 시급”
- 한터글로벌 곽영호 대표 “단순 청산형 조각투자 한계…KCPI 기반 가치평가와 전주기 생태계 구축이 본질”
K-컬처 콘텐츠 IP(지식재산권)와 토큰증권(STO)을 결합해 글로벌 문화금융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정·관·계와 산업계의 대규모 논의의 장이 열렸다. 특히 글로벌 K-팝 빅데이터 기업 한터글로벌의 곽영호 대표는 기존 STO 모델의 한계를 매섭게 짚어내며 ‘전주기 생태계형 STO’와 새로운 가치평가 표준을 전면에 내세워 주목을 받았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안도걸·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 주최하고 (사)K-컬처콘텐츠산업협회가 주관한 ‘팬 중심 K-컬처콘텐츠 STO 활성화 정책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K-콘텐츠의 금융화 가능성을 진단하고, STO 도입을 위한 가치평가, 권리 및 투자자 보호, 해외 발행 인프라 정비 등 제도적 과제를 폭넓게 다루기 위해 마련됐다.
◼︎ 국회·학계 “K-콘텐츠와 금융의 결합, STO 법제화 서둘러야”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안도걸 의원은 서면 축사를 통해 “K-컬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콘텐츠 IP 유동화 환경 조성과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세미나에서 도출된 대안들을 바탕으로 STO 법제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가이드라인을 정비하는 데 국회 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력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행사를 주관한 (사)K-컬처콘텐츠산업협회 우정권 이사장(단국대 교수)은 개최사에서 “K-콘텐츠가 세계적 위상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작 자금 조달과 수익 배분 구조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하며, “블록체인 기반의 STO는 팬덤이 직접 투자자로 참여해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팬 중심 문화금융’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 뮤직카우 정현경 의장 “음악 저작권은 독립적 자산군…이중신탁 금지 등 규제 해소 필요”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현경 뮤직카우 의장은 음악 저작권의 자산 가치와 현장 규제 완화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정 의장은 “음악 저작권은 주식, 채권, 원자재 등 거시경제 지표와의 상관관계가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독립적 자산군(Alternative Asset class)”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현재 저작권법과 자본시장법이 결합을 고려해 설계되지 않아 IP 금융유동화가 법적 걸림돌에 부딪히고 있다”며, 대표적 규제 장벽으로 ‘이중신탁 금지’ 조항을 꼽았다. 이어 “현재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한시적으로 허용받고 있으나,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신탁관리단체와의 권리 관계 정비 및 법령 완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한터글로벌 곽영호 대표 “규제 완화만으론 안 된다…청산형 조각투자 한계 넘어야”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곽영호 한터글로벌 대표는 “규제만 완화하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공급자 중심의 일차원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메스를 댔다. 곽 대표는 “K-팝과 팬덤 경제는 일반 금융상품처럼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며, 기존 STO 모델의 구조적 한계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곽 대표는 이미 발매된 곡의 음원 수익을 쪼개 파는 이른바 ‘청산형 조각투자’ 방식의 딜레마를 짚었다. 실제 스트리밍 수익은 메가 히트곡이 아닌 이상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고, 반대로 대형 기획사의 메가 히트곡은 굳이 조각투자 형태로 시장에 내놓을 금융적 유인이 낮다는 것이다. 결국 시장에는 비히트곡 위주로 공급되는 역선택이 발생해 글로벌 팬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기획 단계부터 활동, 글로벌 확장까지 데이터와 실물 인프라,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결제 등이 유기적으로 융합된 ‘전주기 생태계형 STO’로 가야만 진정한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 새 가치평가 표준 ‘KCPI’와 콘텐츠 7대 분야 국책 과제 수행
곽 대표는 K-팝의 진정한 가치를 읽어내기 위해 팬덤 활동 전 영역을 분석하는 새로운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한터글로벌이 1990년대 초반부터 축적해 온 한터차트의 독보적인 빅데이터 인프라를 새로운 문화금융 표준의 기반으로 제시했다. 단순 음반 판매량을 넘어 음원, 소셜, 포털, 인증, 중고거래 등 글로벌 팬덤의 행동 패턴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한터글로벌은 문화체육관광부 대형 과제의 일환으로 오는 2028년까지 음악·영화·드라마·웹툰·게임·도서·출판 등 콘텐츠 7대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한류 영향력 종합 평가 모델’ 플랫폼 구축을 진행 중이다.
이 중심에 있는 핵심 서비스가 바로 ‘KCPI(K-Culture Power Index, K-컬처 파워 인덱스)’다. 파편화된 문화 데이터를 통합해 글로벌 시장 차원에서 검증과 예측이 가능한 인덱스를 제공함으로써, 향후 문화금융 시장의 가장 공신력 있는 기준으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 정부 부처 “투자자 보호 전제로 STO 법제화 및 시장 활성화 지원할 것”
이어진 토론에서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을 전제로 하면서도, 문화 콘텐츠 STO의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원회 이한진 사무관은 “STO 도입의 본질은 토큰이라는 기술을 통해 과거에는 발행하기 어려웠던 조각투자 등 다양한 자산의 증권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투자자가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장 인프라와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제도를 정비하는 동시에,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등 입법적 제도화를 위해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최은 사무관은 “K-콘텐츠 IP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핵심 자산이지만, 전통 금융권에서의 가치평가 한계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콘텐츠진흥원 등을 통해 정량·정성 평가가 결합된 ‘콘텐츠 가치평가 모델’ 고도화를 지속 추진하고, STO를 통해 창작자와 제작사에 원활한 자금이 수혈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팬심이 곧 자산”…새로운 문화금융 시대 예고
곽영호 대표는 결론적으로 “움직이는 팬덤의 감정과 참여, 문화적 파급력이 곧 자산의 가치가 되는 만큼, STO 법제화 과정에서도 K-컬처만의 특수성을 깊이 이해한 유연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하며, 한터글로벌 역시 KCPI를 통해 글로벌 문화금융 시장의 표준 정립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세미나가 단순히 문화 IP를 금융상품화하는 기술적 논의를 넘어, ‘팬덤 경제의 역동성’을 금융 제도권이 어떻게 해석하고 품을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해법을 모색한 뜻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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