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닛엔터테인먼트, abd 제공)
[한터뉴스= 정준화 기자] 2026년 하반기, 국내 양대 기획사가 공교롭게도 닮은 얼굴의 신인 걸그룹을 나란히 꺼내 들었다. 하이브의 '튜이드(TUIDE)'와 JYP엔터테인먼트의 '아워벌스데이(OURBIRTHDAY)'다. 두 팀은 '7인조'와 '다국적'이라는 코드를 공유한 채 같은 시즌 데뷔 레이스에 올랐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두 팀은 데뷔의 설계도부터 정반대에 서 있다.
JYP의 자회사 이닛엔터테인먼트는 아워벌스데이를 8월 19일에, 하이브의 레이블 abd는 튜이드를 8월 24일 데뷔시킨다.
▶︎ 같은 코드 – '7인·다국적', 그리고 같은 계절
두 팀의 공통점은 데뷔시기 뿐만이 아니다. 튜이드와 아워벌스데이 모두 7명으로 완성된 걸그룹이며, 국적과 문화적 배경이 서로 다른 멤버들을 한데 모은 다국적 팀이다. 그리고 두 팀 모두 2026년 하반기라는 같은 계절에 출발한다.
튜이드는 한국을 중심으로 미국·영국·일본의 배경을 아우른다. 멤버 서희(2006년생), 서연·엘레나·지아(2008년생), 사키(2010년생), 세아·이하늬(2011년생)로 구성됐으며, 엘레나는 한국·미국, 이하늬는 한국·영국 복수 배경을, 사키는 일본 국적을 갖고 있다. 서구권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혼혈·다문화 구성이 특징이다.
아워벌스데이는 아시아권을 폭넓게 품었다. 조혜진(한국)·베이비(대만)·아치라야(태국)·유(일본)·키라라(일본)에 국초록·신혜원(한국) 등 한국·대만·태국·일본을 잇는 라인업이다. 튜이드가 서구를 향해 뻗어 있다면, 아워벌스데이는 동남아시아와 중화권을 정조준한 아시아 밀착형 구성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7인·다국적'이라는 표면적 공통분모는 사실 최근 K팝 신인 설계에서 자주 쓰인다. 언어와 시장의 경계를 처음부터 허물고, 데뷔 즉시 글로벌 동시 공략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겠다는 계산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여기서부터 갈린다. 같은 재료를 손에 쥔 두 회사가, 이 재료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요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 다른 승부수 ① 데뷔 방식 – '한 방의 완전체' vs '쪼개서 스며들기'
가장 선명한 차이는 데뷔를 세상에 내놓는 방식이다.
튜이드는 '완전체 원샷' 전략이다. 8월 24일 오후 6시 첫 미니앨범 'TUNE & PLAY'와 함께 7인 전원이 동시에 무대에 오른다. 데뷔 전까지는 팀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운영하고, 팔로우 승인을 받은 이용자에게만 콘텐츠를 선공개하는 이른바 '폐쇄형 팬 빌딩'을 택했다. 8월 1~2일 프리뷰 이벤트 'PLAYGROUND'로 열기를 응축한 뒤, 데뷔일 한 번에 폭발시키는 구조다. 궁금증을 가두었다가 터뜨리는, 전통적이면서도 밀도 높은 '컨트롤된 공개' 방식이다.
아워벌스데이는 정반대다. 정식 데뷔 이전부터 팀을 잘게 나눠 시장에 먼저 스며들게 하는 '프리데뷔 유닛' 전략을 가동했다. 7명을 사이드 A(조혜진·베이비·아치라야)와 사이드 B(국초록·신혜원·유·키라라)로 나눠, 7월 22일 디지털 싱글 '헝그리(HUNGRY) Side A'를 선공개하고 이튿날 곧바로 음악방송 무대에 올랐다. 멤버를 순차 공개하며 각자의 매력을 개별적으로 각인시킨 뒤, 완전체 데뷔로 수렴시키는 '누적형' 설계다. 데뷔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서사인 셈이다.
튜이드는 데뷔일에 최대치의 화력을 집중시키고, 아워벌스데이는 데뷔 이전부터 접점을 최대한 늘려간다. 폭발이냐 침투냐. 두 팀의 마케팅 철학이 갈리는 대목이다.
◆ 다른 승부수 ② 레이블과 프로듀서 – 신생 '담대한 꿈' vs 검증된 '박진영'
두 팀을 만든 손도 대비된다.
튜이드는 하이브 산하 신생 레이블 'ABD'의 첫 걸그룹이다. ABD는 'A Bold Dream(담대한 꿈)'의 약자로, 기성 관념의 전형적 루트 대신 새로운 가치를 상상하겠다는 지향을 사명에 담았다. 프로듀싱은 하이브 베테랑 제작자 한성수 MP가 지휘한다. 팀명 튜이드는 'Tune the tide(세상의 흐름을 조율하다)'에서 왔고, 데뷔작 제목 'TUNE & PLAY' 역시 서로 다른 음악적 언어를 하나의 리듬으로 조율한다는 의미를 품었다. 신생 레이블의 첫 타자인 만큼, 하이브 멀티 레이블 전략의 새 실험대라는 상징성이 있다.
아워벌스데이는 JYP 산하 신규 레이블 '이닛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프로듀싱 지휘봉은 JYP 창업자 박진영이 직접 잡았다. 무엇보다 이 팀은 JYP가 엔믹스(NMIXX) 이후 약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인 걸그룹이라는 무게를 진다. 팀명은 '매일이 생일인 것처럼 매 순간을 자유롭게 즐긴다'는 콘셉트에서 출발했고, 데뷔곡 '헝그리'는 무대를 향한 끝없는 갈망을 배고픔에 빗댔다. '오랜 공백을 깨는 회사의 기대주'라는 점에서, 데뷔 성적에 대한 시선의 무게는 아워벌스데이 쪽이 더 무겁다.
◆ 화제성 – 'TWICE 지효 동생'과 '오디션 출신'들
멤버 개개인의 서사도 두 팀의 색을 다르게 물들인다.
튜이드에서는 2008년생 서연이 일찌감치 눈길을 끈다. 그룹 트와이스(TWICE) 지효의 친동생으로, 지효(가수)·이하음(모델·배우)에 이어 세 자매가 모두 연예계에서 활동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지효가 JYP 간판이라는 점에서, 그 동생이 하이브 신인으로 데뷔하는 구도 자체가 이야깃거리다.
아워벌스데이는 오디션 출신 멤버들의 서사가 강점이다. 신혜원은 JTBC '알유넥스트(R U Next?)'에서 올라운더 역량을 입증했고, 유는 SBS '유니버스 티켓'과 KBS 2TV '더 딴따라'를 거치며 '더 딴따라' 최종 3위에 오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데뷔 전부터 이미 팬층을 확보한 멤버들이 팀의 초기 화력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 관전 포인트 – 표면의 유사성 너머, 방법론의 승부
결국 튜이드와 아워벌스데이의 대결은 '누가 더 나은 멤버를 모았나'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시대적 요구('글로벌·다국적') 앞에서 두 회사가 내놓은 방법론의 승부에 가깝다.
하이브는 신생 레이블의 첫 카드로 '집중과 절제', 그리고 완성형 원샷을 택했다. JYP는 4년의 공백을 깨는 카드로 '분산과 누적', 그리고 데뷔 이전부터의 서사 쌓기를 택했다. 폐쇄형 선공개로 궁금증을 극대화하는 튜이드와, 유닛을 앞세워 접점을 최대화하는 아워벌스데이. 두 상반된 문법 중 어느 쪽이 하반기 시장에서 더 유효했는지는, 데뷔 성적표와 초동, 그리고 팬덤의 결집 속도가 답할 것이다.
joonamana@hant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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