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한터뉴스= 정준화 기자] 빅뱅이 컴백 D-1이다. 공개된 티저 영상에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18일 공식 SNS를 통해 신곡 'BiiiG'의 뮤직비디오 티저를 공개했다. 지난 10일 컴백 발표 이후 이미지 위주로 이어져 온 티징에서 처음으로 사운드와 가사, 퍼포먼스를 함께 드러냈다.

 

2022년 4월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 이후 약 4년 4개월 만의 팀 명의 신곡인 만큼, 어떤 결로 돌아올지가 최대 관심사였는데, 이번 티저는 그 물음에 상당 부분 해답을 제시한다.

 

▶︎ 발라드가 아닌 힙합 — 노선의 확정

 

가장 중요한 답은 장르다.

 

'BiiiG'은 빅뱅의 색깔을 압축한 하이에너지 힙합 트랙이다. 묵직한 힙합 비트를 중심으로 여러 사운드 레이어가 쌓이고, 반복적인 훅이 곡을 끌고 가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장르 선택이 아니다. 직전 곡 'Still Life'는 서정적 계열이었고, 팀의 공백기와 맞물려 '회고'와 '정리'의 정서로 해석됐다. 만약 이번에도 같은 결을 택했다면, 20주년은 자연스럽게 결산의 서사로 굳어졌을 것이다.

 

빅뱅은 반대로 갔다. 고에너지 힙합은 물러서는 팀이 고를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곧바로 이어질 33회 규모 월드투어를 감안하면, 이 선택은 무대 위에서 소화할 것을 전제로 한 설계에 가깝다. 20주년을 마침표가 아니라 출발선으로 쓰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 빈티지 캠코더 — 20년을 다루는 가장 영리한 방법

 

티저의 영상 문법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어둡고 독특한 분위기의 파티 현장을 배경으로, 점차 고조되는 비트 위에 명암이 뚜렷한 조명과 거친 질감의 빈티지 캠코더 연출이 얹힌다. 지드래곤과 태양, 대성은 정형화된 군무 대신 자유분방한 움직임과 각자의 개성을 살린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빈티지 캠코더 질감은 계산된 선택으로 보인다. 20년 차 그룹이 과거를 다루는 방식은 늘 위험을 안는다. 직접적인 회상 장면은 향수를 자극하지만 동시에 팀을 '과거형'으로 밀어 넣는다.

 

캠코더 연출은 이 함정을 우회한다. 화면의 질감만 과거를 환기시키고, 담기는 내용은 현재이기 때문이다. 지금 촬영한 장면을 옛 매체의 문법으로 담아내면서, 시간의 축적은 남기되 현역성은 훼손하지 않는다. 정형 군무를 걷어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짜인 대열보다 개별 존재감이 앞서는 구성은, 신인 그룹이 결코 시도할 수 없는 방식이다.

 

▶︎ 가사에 팬덤을 새겨 넣다

 

이번 티저에서 가장 전략적인 대목은 가사다.

 

공개된 노랫말에는 팬덤 V.I.P의 상징인 응원봉, 이른바 '뱅봉'이 직접 등장한다. 여기에 곡 제목과 맞닿은 'big'의 반복이 훅을 이룬다.

 

응원봉을 가사에 넣는 것은 단순한 팬서비스를 넘어선다. 공연장에서 해당 소절이 나오는 순간, 객석의 응원봉 자체가 퍼포먼스의 일부로 전환된다. 음원과 공연이 하나의 장치로 묶이는 구조다. 이틀 뒤 월드투어가 개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가사는 처음부터 스타디움을 염두에 두고 쓰였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20주년 신곡에서 팀이 자기 이름('big')과 팬덤의 상징을 나란히 배치했다는 점도 의미를 갖는다. 20년을 정의하는 두 축을 가사 한 줄에 압축한 셈이다.

 

▶︎ 하필 8월 19일인 이유

 

'BiiiG'은 오는 19일 오후 6시 발매된다. 이날은 빅뱅의 데뷔 20주년 당일이다.

 

날짜를 맞춘 발매는 흔하지만, 이번 경우는 캠페인 전체의 기점 역할을 한다. 19일 음원 발매, 21일부터 23일까지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월드투어 개막. 사흘 안에 신곡과 첫 공연이 연달아 배치됐다.

 

통상적인 K팝 프로모션은 발매 후 방송 활동으로 화력을 축적한다. 이번 설계는 다르다. 음원의 화제성을 곧바로 공연장으로 흘려보내는 구조다. 티저에서 이미 사운드와 퍼포먼스를 함께 노출한 것도, 곡을 듣는 경험과 무대를 보는 경험 사이의 거리를 미리 좁혀 두려는 배치로 보인다.

 

▶︎ 진짜 규모는 투어에 있다

 

이번 컴백을 음원 성적만으로 평가하면 절반을 놓친다.

 

'BIGBANG 2026-2027 WORLD TOUR <XX : COSMOS>'는 북미와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총 33회로 편성됐다. 여기에 한강과 잠실 일대에서 진행될 팬 이벤트와 미디어 전시가 더해진다.

 

33회 규모는 현재 K팝 시장에서 최상위권 티켓 파워를 전제로 해야 성립하는 숫자다. 4년 이상 팀 활동이 없던 그룹이 이 규모를 확정했다는 사실 자체가, 코어 수요에 대한 내부 확신을 보여준다.

 

즉 'BiiiG'은 독립된 싱글이 아니라 20주년 캠페인의 개막 신호다.

 

▶︎ 남은 관전 포인트

 

먼저 세대 확장이다. 빅뱅의 코어 팬덤은 30~40대에 두텁게 형성돼 있다. 20주년 프레임은 기존 팬에게 강력하지만 신규 유입에는 장벽이 될 수 있다. 다만 하이에너지 힙합이라는 선택과 반복적인 훅 구조는 숏폼 확산에 유리한 조건이다. 이 지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가 관건이다.

 

3인 체제의 음악적 완성도 역시 지켜볼 지점이다. 세 멤버의 서로 다른 개성이 어우러지는 구성이 곡의 핵심으로 소개된 만큼, 파트 배분과 합의 밀도가 평가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빅뱅이 20주년 당일에 신곡을 내고 이틀 뒤 33회 규모 월드투어를 시작한다는 것은, 이 팀이 여전히 '과거형'이 아닌 '현재형'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19일 오후 6시, 'BiiiG'이 그 증명의 첫 페이지를 연다.
joonamana@hante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