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터뉴스 = 강수영 기자] 방탄소년단(BTS) 뷔가 자신의 건강 이야기를 담담하게 꺼냈다.
뷔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2026-2027 BTS WORLD TOUR 'ARIRANG'' 공연을 마친 뒤 정국과 함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뭘 해도 건강이 최고"라며 그동안 팬들에게 밝히지 않았던 청력 이상을 털어놓았다.
"아미(팬덤명)분들에게 한 번도 얘기를 안 드렸지만 2년 반 됐나, 귀가 안 좋아졌다"고 말을 시작한 뷔는 "오른쪽이 100% 정도 들린다면 왼쪽은 30%밖에 안 들린다. 그래서 꾸준히 약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브 방송 화면이 좌우 반전된 탓에 일부에서는 오른쪽 귀로 잘못 전해지기도 했으나, 뷔가 입은 티셔츠의 로고 방향과 위치를 보면 잘 들리지 않는 귀는 왼쪽임을 알 수 있다.
이어진 말에는 뷔가 이 문제를 뒤늦게 마주하게 된 과정이 담겼다. 그는 "군대에서 (증상이) 심해지고 나서도, 운동하고 파이팅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있으니까 '정신력 문제야'라고들 해서 그 뒤로 나도 최면에 걸려 정신력 문제라고 여겼었다"며 "지금은 병원을 열심히 다니고 있다"고 했다. 신체가 보내는 신호를 주변 분위기 속에서 의지의 문제로 눌러두었다가, 이제야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얘기였다.
뷔가 건강 이상을 뒤늦게 알린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군 복무 중이던 지난해 3월 팬 플랫폼에 "열심히 운동하다가 갈비뼈가 한번 나갔다가 돌아왔다"는 글을 남겨 팬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미 회복한 뒤에야 지나가듯 전한 소식이었다. 이번 청력 이야기 역시 2년 반 동안 팬들에게 알리지 않다가 라이브 방송에서 처음 꺼낸 것이었다. 힘든 순간에도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는 태도이지만, 그만큼 팬들이 뒤늦게 마음을 졸이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
같은 방송에서 뷔는 인생 조언을 청하는 팬의 물음에도 답했다. 그는 "비교하면서 살지 말라"며 "남의 인생이나 능력, 경제적인 것을 부러워하는 순간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과 비교하며 '난 왜 저렇게 안 되지' 부러워하지 말고, 각자 각자의 인생답게 사는 것"이라며 "내 인생의 템포에 초점을 둬라"라고 전했다.
두 이야기는 다른 주제 같지만 결국 한 곳을 향한다. 남들이 정한 기준이나 남과의 비교에 휘둘리는 대신, 자기 몸과 삶의 속도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특히 청력은 그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자산이다. 가수라는 직업 특성상 무대에서 인이어 모니터를 착용하고, 리허설과 공연 내내 높은 데시벨의 음향에 노출되며, 일상에서도 이어폰과 헤드폰을 자주 사용한다. 소리를 듣고 다루는 일이 곧 직업인 사람에게 청력 이상은 단순한 건강 문제를 넘어 커리어의 근간과 맞닿아 있다. 그런 청력의 이상을 '정신력 문제'라는 말로 눌러두었다는 사실은, 최정상의 자리에서 강인함과 완벽함을 당연하게 요구받는 아티스트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몸이 보내는 경고를 의지로 덮기는 쉽고, 그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드러내기는 어렵다. 뷔가 담담하게 꺼낸 고백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다. 화려한 무대 뒤에서도 아티스트는 결국 한 사람의 몸으로 살아가고, 그 몸이 보내는 신호에 먼저 귀 기울이는 일이 무엇보다 앞선다. 뭘 해도 건강이 최고라는 그의 담백한 한마디에 담긴 진심의 무게는 가볍지 않았다.
grace@hant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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