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2O엔터테인먼트)

 [한터뉴스= 김연우 기자] 인공지능(AI)이 일상 곳곳에 스며들면서 K팝에서도 이를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다. 음악 제작부터 뮤직비디오 연출까지, 기술은 아티스트의 창작 영역을 넓히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제는 팬덤의 영역으로도 확장되는 추세다. AI로 아티스트의 얼굴을 합성한 밈부터 가상의 아티스트와 대화하는 팬소통 플랫폼까지, 팬들이 콘텐츠를 즐기고 아티스트와 교감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 써니 인스타그램)

 유영진과 이수만이 ‘NEON’을 춘다고?

 최근 온라인에서는 A2O LITE의 데뷔곡 ‘NEON’을 활용한 AI 얼굴 합성 밈이 화제를 모았다. 지난 13일 공개된 이 곡은 멤버 시리와 아이찡의 퍼포먼스를 담고 있다. 특히 뮤직비디오 도입부에 등장하는 두 멤버의 2인 안무를 활용해 유명인의 얼굴을 합성하는 콘텐츠가 확산하며 관심을 끌었다.

 가수 써니는 지난 15일 이수만과 유영진의 얼굴을 합성한 영상을 공개했다. 두 사람은 과거 SM엔터테인먼트에서 함께 활동했으며, 현재는 A2O엔터테인먼트에서 음악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익숙한 인물들이 ‘NEON’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듯한 영상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해당 밈은 유명인뿐 아니라 다양한 인물과 캐릭터를 대상으로 확산했다. 방송인 정준하와 박명수, 유튜버 미미미누와 인터넷 방송인 케인 등을 비롯해 애니메이션 캐릭터 치이카와와 하치와레까지 합성 영상에 등장했다. 일반 이용자들도 가족이나 반려동물의 얼굴을 활용하는 등 참여 방식은 더욱 다양해졌다. 

 이처럼 AI 합성 밈은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참여형 놀이로 확장하고 있다. 다만 실제 인물의 얼굴을 손쉽게 재현할 수 있는 만큼 초상권과 저작권 침해, 딥페이크 악용 가능성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기술의 재미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 Perso Interactive)

 AI 아티스트와 대화하는 팬소통 플랫폼 ‘블루밍톡’

 지난 2025년 7월, A2O엔터테인먼트는 AI 기업 마인드로직과 함께 AI 팬소통 플랫폼 ‘블루밍톡(Blooming Talk)’의 출시 계획을 알렸다. 이어 같은 해 9월 27일 A2O MAY의 상하이 팬미팅에서 관련 기능과 운영 방안을 소개했다. 블루밍톡은 AI 기술을 기존 팬소통 방식에 접목한 서비스로, A2O MAY 등 A2O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블루밍톡은 아티스트와 팬이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는 ‘휴먼톡’과 아티스트를 기반으로 한 AI와 대화하는 ‘AI톡’ 기능을 제공한다. AI톡은 아티스트와 팬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바탕으로 AI가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팬들은 AI와 24시간 채팅을 나누거나 음성 통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아티스트가 올린 사진과 글을 확인하는 ‘모먼트’, 특별 사진을 열람할 수 있는 기능도 마련됐다. AI가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해 팬과의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단순히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받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팬이 직접 대화를 이어가며 아티스트와 교감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팬소통 서비스와 차별화된다.

 

(사진= 라인넥스트)

 슈퍼 메이츠부터 알미고까지, AI 팬소통의 여러 사례

 블루밍톡 외에도 AI를 활용해 팬과 아티스트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라인 넥스트의 AI 캐릭터 육성 앱 ‘슈퍼 메이츠(Super Mates)’는 2024년 9월 출시 당시 에스파를 첫 아티스트 파트너로 선보였다. 이용자는 아티스트를 닮은 AI 캐릭터와 대화하고, 캐릭터가 먼저 말을 걸거나 대화 내용을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반면 AI를 활용한 팬소통이 언제나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것은 아니다. 2025년 6월 RBW가 AI 기업 클레온과 함께 선보인 ‘알미고(Almigo)’는 소속 아티스트를 기반으로 한 AI 챗봇을 제공했다. 그러나 아티스트의 이름과 이미지를 활용해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듯한 서비스에 팬들의 우려가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RBW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아티스트 캐릭터를 서비스에서 삭제했다.

 이러한 사례는 AI가 팬과 아티스트 사이의 소통을 다양화할 수 있는 동시에,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AI 기술은 팬과 아티스트가 소통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얼굴 합성 밈은 팬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참여의 장을 넓히며, AI 팬소통 플랫폼은 아티스트와의 교감을 다른 형태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AI를 활용한 팬 콘텐츠와 소통 방식은 앞으로도 다양하게 확장될 전망이다. 

 AI가 팬과 아티스트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도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아티스트의 권리와 팬들의 정서에 대한 고려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기술을 활용한다면, AI는 K팝 팬덤에 다양한 즐거움과 소통의 가능성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 

 yeonwoo38@hante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