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터뉴스= 정준화 기자] 티켓을 사려고 기다리던 사람들은 결국 예매창을 열어 보지 못했다. NCT WISH의 첫 고척스카이돔 공연이 일반 판매를 시작하기도 전에 끝났기 때문이다. 11월 2일 국내 팬클럽 선예매, 3일 글로벌 선예매. 이틀이 전부였다. 이틀 동안 이틀치 공연, 두 회차의 모든 좌석이 사라졌다.

NCT WISH는 2027년 1월 15일과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두 번째 콘서트 투어 'INTO THE WISH : Face Our WISH'의 서울 공연을 연다. 멜론 티켓을 통해 진행된 선예매에서 두 회차 전석이 매진됐다. 데뷔 후 처음 서는 돔 무대이고, 처음부터 객석이 꽉 찬 채로 시작하는 돔 무대다.

▶︎돔에서 시작해 돔으로 돌아온다

이 팀의 첫 무대도 돔이었다. 2024년 2월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소속사 합동 콘서트 'SMTOWN LIVE 2024 : SMCU PALACE'. NCT WISH는 그날 선배들 사이에 끼어 세 곡을 불렀다. 자기 이름을 건 공연이 아니라 선배들이 채워 놓은 객석 앞에서였다. 데뷔 싱글 'WISH'는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야 음원으로 나왔다.

그 무대에서 고척돔까지 2년 11개월이 걸렸다. 돔에서 시작해 돔으로 돌아오는 셈인데,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이번에는 객석을 채운 사람들이 NCT WISH를 보러 온다는 것이다.

▶︎계단을 하나씩 밟았다

중간이 비어 있지 않다는 점이 이 팀의 성장에서 가장 눈에 띈다.

2025년 3월,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아시아 투어 'LOG in SEOUL'을 열었다. 아이돌 공연장 가운데 작은 축에 드는 곳이다. 같은 해 10월에는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로 옮겨 첫 단독 콘서트 투어를 3회 열었다. 시야제한석까지 전부 팔렸다. 2026년 4월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앙코르 공연 3회를 열었고, 이때는 팬클럽 선예매만으로 전석이 매진됐다. 그리고 2027년 1월, 고척스카이돔이다.

약 2년 사이 네 단계를 올라갔다. 한 단계를 건너뛰거나 되돌아간 적이 없다. K팝에서 공연장 규모는 팬덤의 실측값에 가깝다. 음반 판매량이나 스트리밍 수치와 달리, 좌석은 한 사람이 한 자리씩 직접 와서 앉아야 채워진다. 그 좌석이 매번 한 번에 다 찼다는 사실이 이번 매진의 배경이다.

▶︎음반 판매량도 같은 속도로 성장했다

공연장만 커진 것이 아니다. NCT WISH는 2025년 4월 발매한 미니 2집 'poppop'으로 데뷔 후 첫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한터차트 기준 초동 108만7838장이었다. 이후 미니 3집 'COLOR', 정규 1집 'Ode to Love', 그리고 지난 10월 12일 낸 미니 4집 'I SPY'까지 네 장 연속으로 밀리언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수치가 상승 곡선을 가장 잘 보여 준다. 'I SPY'는 발매 첫날 120만86장이 팔렸다. 1년 반 전 'poppop'이 일주일 동안 판 양을 하루 만에 넘긴 것이다. 발매 첫 주(10월 12~18일) 판매량은 155만9051장으로, 한터차트 주간 음반 차트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일간 차트에서도 1위였다.

▶︎ 왜 이 속도가 가능했나

첫째는 출발점이다. NCT WISH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NCT Universe : LASTART'를 통해 결성됐다. 멤버가 뽑히는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이 데뷔 전부터 있었다는 뜻이다. 완성된 팀이 소개되는 방식과, 만들어지는 과정을 함께 본 팀이 데뷔하는 방식은 초기 팬덤의 밀도가 다르다.

둘째는 구성이다. 시온·리쿠·유우시·재희·료·사쿠야 6명 가운데 네 명이 일본 출신이다. 데뷔 무대를 도쿄돔에서 치렀고 일본 활동을 초기부터 병행했다. 국내와 일본 어느 쪽도 '진출해야 하는 시장'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번 투어에 도쿄·효고·후쿠오카·아이치가 들어가 있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셋째는 NCT라는 브랜드가 쌓아 둔 기반이다. 다만 이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같은 브랜드를 공유한다고 모든 팀이 같은 속도로 돔에 가지는 않는다. 브랜드는 출발선을 당겨 줄 뿐이고, 그다음부터는 각자 쌓아야 한다. NCT WISH의 경우 데뷔 1년 2개월 만에 첫 밀리언을 찍은 뒤 네 장 연속으로 유지했다는 점이 그 축적에 해당한다. 한 번 크게 터뜨린 기록이 아니라 끊기지 않은 기록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 남은 것들

서울은 시작일 뿐이다. 이번 투어는 1월 23일 가오슝을 비롯해 방콕·마닐라·도쿄·효고·후쿠오카·아이치·마카오·타이베이·자카르타·쿠알라룸푸르·홍콩 등으로 이어진다. 아시아 전역을 도는 일정이다. 서울 공연이 선예매에서 끝난 만큼, 다른 도시의 반응도 비슷한 흐름을 탈 가능성이 있다.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당장 갈 곳이 없다. 일반 예매 일정은 아직 공지되지 않았고, 추가 회차가 열릴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돔 공연에서 흔히 뒤따르는 중계나 실황 상영 여부도 미정이다. 매진 소식이 모두에게 좋은 소식만은 아닌 이유다.

그래도 이 숫자가 가리키는 것은 분명하다. 2024년 2월, 남의 돔에서 세 곡을 부르며 시작한 팀이 3년이 되기 전에 자기 돔을 채웠다. 그사이 한 번도 내려오지 않았다. 1월 15일 고척스카이돔의 불이 켜질 때, 그 객석은 지난 3년 동안 한 계단씩 같이 올라온 사람들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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